2025.09.08
NP XR STAGE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아트 오디세이’
그 현장에는 늘 아티스트와 대중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는 팀, ‘브라더후드’가 있습니다.
촬영장에 함께 있으면 늘 이런 질문을 품게 됩니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지?”
카메라 여러 대가 앞에 놓인 낯선 상황에서도 아티스트는 브라더후드의 질문에 솔직한 마음을 꺼냅니다.
브라더후드와 엔피의 인연은 ‘MBN Y포럼’에서 시작됐습니다. 자기소개 영상 콘테스트에서 구의강 실장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그 매력에 엔피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연 작가와의 협업 콘텐츠를 시작으로 어느덧 1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죠.
브라더후드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자주 들은 단어는 ‘기획’
"아티스트가 어디에서도 쉽게 하지 못한 이야기, 혹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함께 만들어보자.”
그 말을 들으며 알았죠.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피어날 수 있는 조건은 결국 기획으로부터 완성된다는 것을요.
브라더후드의 김준영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기획이 모든 기회를 만든다.”
이들이 믿는 ‘기획의 힘’,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김준영 대표와 구의강 실장, 두 사람에게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Perspective 1. 스마트폰 영상에서 무대까지, 기획이 만든 기회
Q. 브라더후드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김준영
사실 ‘브라더후드’가 공식적인 ‘회사’로 발돋움하기 전에도, 저희는 여러 활동을 같이 해왔어요.
저나 팀원들 모두 오래 전부터 공모전이나 외부 프로젝트 같은 기획 일을 꾸준히 병행했거든요.
그러다 2020년 초, 단순히 “재미있는 것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각 곳에서 콘텐츠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다양한 종류의 의뢰도 많아졌던 것 같아요.
맡은 프로젝트들이 분야별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활동 영역도 점점 넓어졌습니다.
Q.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구의강
사실 저는 원래 인테리어 디자이너였어요. 그런데 일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더 큰 세상에 도전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퇴사 후, 기업의 C레벨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했어요.
그 때가 20대 초반이였고 막 군대를 전역했을 때였는데, 등록비를 모으려고 3개월간 막노동을 뛰었을 정도로 간절했죠.
그렇게 겨우 모은 돈으로 제 자리를 하나 마련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김준영 대표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대표님과 몇 차례 대화를 나눠보니 ‘아! 내가 있을 곳은 이곳이다!’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수 개월 동안 무작정 따라다니며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김준영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만남이에요. 연차까지 내고, 주말이나 공휴일도 관계없이 제가 있는 현장마다 찾아왔으니까요.
당시 교육 프로그램에는 업계 대표님들이 많았어요. 그분들이 다들 “저 친구는 어떻게, 그리고 대체 왜 여기 앉아 있지?” 하고 의아해했어요.
현장에서 진행자가 마이크를 건네니, 이 친구가 “각 곳의 리더 분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힘들게 번 돈으로 왔다”라고 당당히 말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 컨퍼런스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다들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려 이 친구를 바라봤던 기억이 나요.
Q. 초창기,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김준영
처음엔 장애인과 관련된 영상을 많이 작업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가 좋은 평가를 받아 수상을 했는데요.
정말 감사하게도 해당 작품이 KBS에서 방영까지 됐습니다. 이런 일들을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시각, 청각, 발달 장애인들을 위한 콘텐츠를 작년 내내 제작했고요.
국가보훈부 등 정부 부처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다가, 이후 페스티벌이나 공연 기획까지 진행하게 됐죠.
스마트폰 영상 촬영으로 시작해본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아직도 신기해요.
Q. 엔피와 인연이 되었던 ‘MBN Y포럼’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구의강
대표님께서 “기획을 많이 해봐라.” 하셔서 도전했습니다. 제가 사실 피식대학 이용주 님, 정재형 님, 김민수 님의 열렬한 팬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며칠은 밤에 잠도 못잤어요.
또 그런 큰 무대에서 저의 이야기를 발표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요. 너무 긴장돼서 청심환 두 알까지 먹고 올라갔는데,
배탈이 잔뜩 났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그 경험 덕분에 좋은 기회가 열렸고, 이렇게 엔피와의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표님이 하신 ‘잘 된 기획이 모든 기회를 만든다.”는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된 순간이었죠.
Q. 대표님에게 ‘기획’은 무엇인가요?
김준영
요즘 같은 세상에 ‘기술’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그 안에 ‘어떤 생각과 메시지를 담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기획’이 녹아 있으면 도약의 발판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기술에 의존하거나 편리함에 젖어 들어서 도태 될 수도 있는 거죠.
KBS에 소개됐던 다큐멘터리 작품도 대단한 기술이나 장비를 활용했던 것이 아니에요.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한 작품이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기획’뿐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작품 제작에 앞서 늘 고민하는 건, ‘어떤 기술이나 장비를 써보면 좋을까?’ 같은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획이 누구의 이야기를 얼마만큼 잘 담아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에요.
‘좋은 기획’이,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Perspective 2. XR이 이끈 예술의 새로운 여정
Q. ‘아트오디세이’는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구의강
MBN Y포럼 이후 팀 내에서 “우리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딱 그 무렵 엔피에서 XR STAGE를 보여주셨는데, 모니터 속 XR 장면이 너무 신기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이걸로 무궁무진한 걸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예술과 XR을 결합하면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김준영
아티스트들이 평소 전하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풀지 못했던 이야기를 XR로 시각화하면 무언가 색다른 콘텐츠가 나올 것 같았어요.
관객이 단순히 감상하는 걸 넘어 직접 체험하듯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죠.
Q.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분들이 함께 하셨어요.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김준영
항상 먼저 이렇게 물었습니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 혹은 꼭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에 함께 만들어보자.”
XR기술로 그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풀 수 있다고 설명했죠.
실제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나의 작품을 새로운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더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었어요.
구의강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 미리 잘 설명했고, 그 이후에 현장을 직접 보며 모두 감탄했던 모습들이 떠올라요.
내 손 안에서 존재하던 작품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처럼 시각화된다는 점에서 감동받은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몇 차례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마친 뒤부터는 정말 좋은 작품들의 선례가 남게 되어서, 한결 소통이 더 쉬워졌죠.
Q. 아티스트와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요?
김준영
무엇보다 대화를 많이 하려 합니다. 웬만하면 꼭 대면으로요.
같은 분야 사람들끼리만 얘기하면 사고가 쉽게 갇히는데,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와 이야기하다 보면 전혀 다른 시선과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거든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획의 단서가 나오고, 협업의 방향이 열리곤 합니다.
그래서 기획 전에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소속 관계자, 팀원들 등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진행하고 있어요.
Q. ‘아트오디세이’ 이후, 다른 작업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김준영
그럼요. 요즘엔 작업을 하다 보면 “이걸 XR STAGE에서 제작하면 다르게 풀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아이디어도 이제는 '한 번 제안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생겼고요.
물론, 시간과 비용 등 현실적인 제약은 있지만, XR을 경험하고 나니 상상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구의강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티스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획이 많아졌다는 점에서도 뿌듯합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다양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유니크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 그런 점이 분명하게 와닿는 것 같아요.
Perspective 3. 창작자와 대중 사이, 건강한 콘텐츠의 자리
Q. 창작자에게 AI의 영향이 큰 시대인데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김준영
저희도 작업할 때 AI를 종종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발전할수록 더 분명해지는 건 하나입니다.
결국 모든 걸 좌우하는 건 기획력이라는 점이에요. 영상 제작은 이제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죠.
취미로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AI가 전문가 수준까지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영상은 굉장히 대중화되었다고 생각해요.
이때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개인의 역량입니다. 저희는 그 지점을 ‘기획력’이라고 보고 있고요.
Q. 우려되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김준영
가장 큰 걱정은 정보 격차입니다. 특히 장애인분들은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한참 우리가 AI에 익숙해지고 있을 때에도, 이것에 대해 접하거나 배우기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AI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활용된다면,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분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장애인을 위한 북트레일러 콘텐츠를 만들 때 AI를 사용해 봤었는데요.
영상 보정이나 자막 생성에 큰 도움이 됐고, 쉽사리 작업하기 어려웠던 그래픽도 풍성하게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덕분에 더 빠르고 쉽게 양질의 콘텐츠를 장애인들께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방향으로서의 활용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Q. 브라더후드의 긍정적인 태도가 인상깊어요. 일과 사람을 대하는 철학이 있으신가요?
김준영
거창한 철학은 없습니다. 늘 즐겁게 살자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중요한 건 순간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동료든, 프로젝트 주인공이든, 존중받는 환경에서 정말 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구의강
저도 옆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전 힘든 상황이 오면 감정을 바로 드러내는 편이었는데, 대표님이 늘 긍정적으로 풀어가는 걸 보면서 서서히 바뀌었어요.
지금은 일 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관계 등 훨씬 평온하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런 태도가 결국 작업에도 녹아든다고 생각합니다.
Q.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김준영
좋은 콘텐츠는 늘 두 축 사이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와 경험하는 대중이죠.
창작자의 이야기만 고집하면 대중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고, 또 반대로 대중의 취향만 맞추다 보면 창작자가 외로워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두 집단의 적합한 접점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창작자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살아있으면서도, 대중이 반기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저는 그게 ‘좋은 콘텐츠’, ‘건강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구의강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NP와 함께 했던 프로젝트도 결국 그 접점을 잘 찾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아티스트가 새로운 시도에 굉장히 만족하고, 또 그 참신함을 대중들은 즐기고, 마지막으로 제작하는 저희까지 보람을 느끼는 작업.
쉽지는 않지만 늘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브라더후드의 기획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힘을 얻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했던 아티스트들이 느꼈을 배려와 진심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철학도 있었죠.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
브라더후드가 이어갈 건강한 콘텐츠의 여정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